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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K-이슈추적] 소외받는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질환 인식개선 절실

2014-06-20

[편집자 주] 쿠키뉴스는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올바른 건강생활 정보 제공을 위해 ‘K이슈추적’ 기획 연재를 시작합니다. 쿠키뉴스(K) 기자들이 생생한 보건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K이슈추적’은 보건의료 정책 평가와 대안 마련, 쉽고 재미있는 건강 정보 제공, 먹거리 안전 모색, 보건의료 산업 발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기획 연재가 불합리한 보건의료 분야의 관행을 개선하고, 올바른 정책 방향 제시와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①소외받는 강직성척추염 환자들
②강직성척추염 어떤 질환인가?
③강직성척추염 환우회 이승호 회장
④인터뷰-강직성척추염 딛고 의사가 된 김강호 원장

강직성척추염 환자 10명중 8명, 직장생활에 어려움 겪어

# 경찰공무원이 꿈이었던 A씨. 평소 허리에 통증이 있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A씨는 당시 강직성척추염 초기였지만, 군입대를 위한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공병부대에 현역병으로 입대해 생활하던 A씨는 증상이 악화돼 결국 의병제대(의사과 제대)를 해야했다. 제대 후 강직성척추염 증상이 악화된 A씨는 결국 경찰이 되려던 꿈을 접었다. A씨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류마티스내과가 아닌 정형외과 진단만을 시행해 자신의 질환이 정확하게 판명되지 못했지만, 괜한 오해를 사지나 않을까 해 참고 견딘 것이 평생 꿈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했다.

척추에 염증 염증이 발생해 점차 척추마디가 굳어지는(강직되는) ‘강직성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은 면역질환이다. 척추에 염증이 생겨 엉덩이(골반)에서 시작돼 척추로 증상이 옮겨가는 근골격계 질환의 하나로, 증상이 아주 경미한 경우에서부터 증상이 심해 척추에 변형이 오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면 일상생활은 물론 A씨의 경우처럼 무리한 신체활동이나 관리를 받지 못하면 심한 고통과 척추가 딱딱하게 굳어지 심한 변형이 올 수 있다.

국내 약 4만명으로 추정되는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가장 큰 고통은 학교나 직장에서 받는 편견과 오해에 따른 위축감과 정상적인 학교, 직장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한국 강직성척추염 환우회(회장 이승호)가 지난달 20일 ‘세계 강직성척추염의 날’을 맞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은 경제활동 의지가 높고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 능력을 잘 유지할 수 있음에도 질환치료와 직장생활 양립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치료와 관리를 받으면 일반인과 다름없이 학교나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관심가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강직성척추염 환자 일상생활 의지 강하지만, 사회적 오해 많다

이번 조사는 강직성척추염 환자 325명을 대상으로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질환 관리와 근로환경 및 노동생산성’ 주제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은 증상을 처음 경험한 이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까지 평균 4.5년이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강직성척추염을 조기에 진단 받지 못했으며(59.2%), 치료 시작도 빠르지 못했다(58.6%)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태환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이는 과거 진단방법이 발전하지 못했던 시기의 환자 통계가 포함된 결과로, 최근에는 진단과 치료까지의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또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의 직장생활 등 경제활동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업무 생산성, 집중도, 성취도 측면에서 질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69.8%, 66.4%, 66.4%). 특히 75.2%가 본인의 경제생활 수행능력 및 노동생산성 유지에 관심이 많다고 답해, 환자들의 경제생활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고용상태를 묻는 질문에 64.8%만이 경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전체 응답자의 24%가 진단 후 3년내 직장을 휴직 또는 사직했다고 답했다. 이승호 강직성척추염환우회장은 “조사 결과를 통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노동생산성이 유지되고 있고, 환자 스스로도 경제생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그러나 아직도 사회적인 분위기는 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은 약간의 배려만 해준다면, 숙련된 전문성을 갖춘 직원으로서 회사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도 기여할 수 있음에도 주변의 이해부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승호 회장은 “사회생활을 하는 환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젊은 사람이 왜 그러냐’는 오해를 많이 받고, 직장내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기 쉽다”며 “이런 경우 결국 질환이 악화돼 직장생활을 포기하게 돼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사 결과 직장 내 질환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점이 확인됐다. 직장 상사와 동료들이 강직성척추염 치료에 협조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으며, 상사와 건강문제로 상의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도 39.9%에 그쳤다. 직장 상사와 질환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복수응답 가능) ‘자주 아픈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우려(49.3%)’, ‘건강 문제로 업무상 배려를 받는데 눈치가 보이는 분위기(43.4%)’, ‘성과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까봐(27.9%)’ 등의 답변이 많아, 질환 치료와 관련해 직장 내에서 환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10대~20대 젊은 환자들 많아…질환에 대한 일반 인식 개선 시급

이 회장은 “이번 조사는 이러한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삶의 질이 어떠한지, 사회생활 등 대인관계 속에서 오해로 인해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며 “최근에는 치료제가 좋아져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고 몸의 변형도 예방할 수 있어 충분히 직장생활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직장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아 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환자들에 대한 작은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문의와의 긴밀한 질환 관리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치료과정에서 주치의와 경제생활 수행능력과 관련해 상담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5.7%에 그쳤다. 특히 강직성척추염은 10대에서 20대 젊은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함에도, 학교나 직장 등에서 환자들이 오해를 받아 사회성이 떨어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치료와 관리로 정상 생활이 가능한 젊은이들이 5년, 10년간 외부생활을 하지 못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도 큰 손실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태환 교수는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남성 유병률이 높은데, 이 젊은 환자들이 병을 잘 관리하고 경제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직장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임상현장에서도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치료 목표 중 하나로, 환자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회장은 “학교나 직장 등 주위 사람들이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질환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환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사회가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와 관리, 증상 악화를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이메일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