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 정기모임 잘 다녀왔습니다 ^^
환우 dedb2008-11-17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와도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는게 인지상정이거늘,
이번 정기모임을 통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소중한 경험을 꾹꾹 담아 왔는데
제가 마땅히 할 수 있는게 없어 이렇게 후기라도 올려봅니다.
저는 강척을 앓고있는 환자는 아닙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강척이라는 병을 알고있었던 사람도 아니구요.
강직성척추염이라는 병.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병명을 안지 이제 한달이 조금 되어가는듯합니다.
제 옆에는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리고.. 좋아하는.. 그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첫모습은 그리고 그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
그 사람을 대하는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불쾌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상대방이 말을 걸거나 무엇인가 물어볼 때
말하는 사람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거든요.
상대방이 말 걸더라도 그냥 모니터만 보고있거나
아주 가끔 선심써주듯이 의자를 돌려 힐끗 쳐다보곤 했지요.
'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바쁜 사람이야 뭐야',
' 사람이 말하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4가지가(^^) 없군'
그사람에게 말을 걸 땐 온통 이런 불쾌감 뿐이었지요.
하지만 그 사람 옆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 사람의 차갑지만 따뜻한 면을 보게되면서
이제는 그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 나쁘게 말하면 제가 그를 옹호해주는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그리고 그 사람과 조금 더 친해지게 되었고
저는 단순한 디스크 또는 뼈가 조금 불편한거로만 생각했던 그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마치 깨진 유리컵을 쓸어 담듯이 마음 졸여가며.. 아주 살짝 물어보았지요.
앓고있는 병이 무엇이냐고.
그리고 그가 말하더군요. "강직성척추염"..
이름마저도 너무 낯설기만 한 그 병명을 혹시 잊을까
집에오는 내내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강직성 척추염, 강직성 척추염.."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고,
매일같이 강척에 대해 검색하고 다른 사이트에도 가입하고 했다가 지금 여기 KOAS에 가입하고
결국 정기모임에까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과 저는 좋은 결실을 맺지는 못했습니다. ㅠ.ㅠ
처음엔 그 사람이 병 때문에 저를 밀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것 같더라구요. 제 매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으로. 하하핫 ^^;;
저는 KOAS 정기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 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하하핫^^;;;
물론 그 사람과 함께 하고싶은 마음에
같이 가자고 한거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약물치료는 꾸준히 하고 있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운동하는 그 사람이 여기오면 좀 더 체계적으로 약물치료와 운동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같이 오자고 한거였는데 처음부터 단호히 거절하더라구요.
본인은 이미 진행될대로 되었기에 가봤자 별 도움 안된다는
공허한 메아리만을 남긴채. ㅠ.ㅠ
그래도 저는 혼자라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선천적 소극성으로 인해
온라인 까페 활동, 심지어 대학교 때 동아리 활동 한 번 안 해본 저에게
여기 낯선 사람들이 있는 낯선 장소에 온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14일 금요일까지는 "꼭 가야지!" 마음먹었지만
당일이 되자 비도 오고 날씨도 안 좋고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 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두툼한 점퍼를 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회장님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안내판이 어찌나 잘 부착되어 있던지
지하철역에서 강당까지 한걸음에 걸어 오면서(사실 조큼 헤맸습니다. ㅋ
이건 제가 길치여서 그런거지 주최측 잘못은 아닙니다. ^^;;)
혼자 중얼중얼 "내가 여기 왜 온거지?", "나 자신이 완전 어이없다."하며
걸어왔습니다.
네. 맞아요.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참 나라는 사람 어이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환자 당사자도 안오는 데를 보호자도 그 무엇도 아닌 내가
궂은 날씨를 헤쳐가며 뭐 그리 좋은 곳도 아닌 병원을 오다니요.
한양대병원 강당에 도착했습니다.
한 남자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남자분의 모습, 걸음걸이, 그 모든 것이
저의 그 사람과 오버랩되면서 순간 눈물이 나올것 같았습니다.
글쎄요. 아직도.. 그 때 왜 눈물이 나오려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분이 본인이 KOAS 회장님이라고 소개하시더라구요.
저 회장님은 적극적으로 강척과 싸우고 계신데,
그러지 않고 있는 그 사람이 교육시간 내내 안타깝고 야속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3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너무나 귀한 말씀들 오감을 활짝 열고 최대한 수용하고 기억하려 했지만
기억력의 한계로 몇 개 주워담지 못할까봐
"PPT 자료 혹시 자료실에 올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여쭤보고 싶었지만
네. 타고난 소심함으로 여쭤보지 못했습니다. ㅡ.ㅡ
처음 스트레칭을 가르쳐주신 여자교수님(이인옥 교수님 이신가요)
강척에 대해 알기 쉽게, 궁금했던 점을 쏙쏙 찝어서 그리고 자상하게 설명해주신 김태환 교수님,
선택과 집중의 스트레칭을 강조하셨던 재활의학과 교수님의 강의
너무너무 잘 들었습니다.
비가 와 다소 추웠던 돌아오는 길..
제가 입고간 분홍색 패딩 점퍼가 저의 몸을 따뜻하게 했고
좋은 자리, 좋은 시간을 함께해서 마음은 더더욱 따뜻했습니다.
오늘 월요일(벌써 새벽이군요. ^^ )에야
그 사람에게 정기모임 때 받아왔던 CD를 봉투에 담아 살짝 드렸구요,
제가 덮던 분홍색하트무늬 무릎담요는 선심쓰듯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고
KOAS에서 받았던 빨간 담요를 제 무릎에 살며시 덮었습니다.
예쁜 빨간색이라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하는 그런 무릎담요더라구요.
앞으로 저의 조그마한 목표 내지는 바람이라면
만약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스트레칭 강좌가 개설된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든 꼬드겨서 그 강좌에 참석케 하는 것이구요 ^^,
그리고 더 용기를 내어보자면
이 곳에서 작은 일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자원봉사활동 같은..서명받아오는 일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것.
물론 그만한 용기가 제게 있을지가 관건이지만요 ^^;;;
지금.. 제가 의욕이 앞선 상태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 사람이 강척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더라도,
저는 강척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그 사람이 몰라주어도
제가 노력한다면 그게 나중에라도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정기모임에 대한 후기를 적는다는게 그만 수필을 써버리고 말았네요.
다시 한 번 알찬 정기모임을 만들어주신 교수님들과 그리고 제일 고생하셨을 것 같은
이승호 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시 만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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