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셔요~
환우 a3822003-11-03
안녕하셔요~
오늘 가입했습니다.
제 나이 32.. 72년생입니다.
대학원생이라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고, 3년가까이 사귄 남자친구도 있습니다.
2001년 30살 6월말 갑자기 걷지도 못하고 다리를 펴지 못하겠더라구요.. 동생이 저를 업고 인근의 방사선과로 가는데 업혀있는 것이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러댔었습니다..
7월초에 일원동의 삼성의료원 정형외과를 갔더니 디스크 같다고 한두달 푹 쉬라고 해서 약을 먹으며 방학내내 누워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아프지 않아서 더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2학기 내내 남자친구가 핸드백까지 들어주었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으면 재발한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겁이 났거든요..
2002년 6월.. 남자친구와 장난치다가 허리를 삐긋했는데 다시 걸음이 불편하고 엉덩이며 허벅다리가 아프더라구요..
다시 삼성의료원 정형외과를 갔더니, 디스크가 아닌 것 같다면서 류마치스 내과로 돌려주더군요..
류마치스 내과 차훈석 교수님으로부터 강직성척추염 아니면 베체트 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병의 징후가 너무 미미하다고 하더라구요..
하루 두 번 혹은 하루 한 번 약을 먹으면서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죠..
2003년 7월 17일-10월 17일까지는 약을 일절 먹지 않았습니다.
병명도 확실히 모르는데, 약을 먹으니 속이 많이 불편하고 평생 약을 먹는다는 것이 사람을 무지 우울하게 하길래, 요가를 하기로 하고 독한 마음먹고 약을 완전히 끊었죠..
10월 19일..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아프더군요. 왼쪽 꼬리뼈(천골) 옆과, 왼쪽 엉덩이(고관절이라고 하나요), 왼쪽 엉덩이 뼈와 다리 뼈가 이어지는 부분(환골이라고 하나요)
기존의 약(렐라펜..)을 먹어도 낫지 않아서, 10월 24일에 삼성의료원 류마치스 내과를 다시 갔더니, 약을 왜 안 먹었냐는 질책과 함께.. 강한 소염진통제 인테반 스팬슐 캅셀을 하루 4번 먹으라고 하네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명확한 진단과 함께요..
HLA-B27항원 검사를 하나마나라고 하네요..
전 피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했답니다.
의사선생님은,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리고 그동안 1년 가까이 지켜보면서, 그리고 이번에 아픈 부위들을 보면서, 이 병이 강직성척추염이라고 진단내린 것 같습니다.
인테반을 먹은지 열흘째..
걸음을 걷기는 하지만, 절뚝절뚝 삐그덕삐그덕 장애인 같습니다.
학교 갈때에는 남자친구 혹은 동생이 잡아줘야 걸을 수 있고, 계단을 오르질 못하겠네요..
인테반을 먹으니, 졸음이 쏟아져서 열흘 동안 매일 낮잠을 잤습니다. 하지만, 자고나면 일어나기가 너무 힘듭니다..
언제쯤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을지..
공부해야 하는 양도 많고, 제가 발표해야 하는 논문도 있고, 게다가 지도교수님 프로젝트도 맡게 되었는데, 걸음을 걷지 못하고 오래 앉아있지 못하니, 정말 죽을 맛 입니다..
참고로 저는 그동안 하루에 12시간 이상 앉아있었었습니다. 아마 고등학교부터 그랬으니 거의 16년째 이렇게 책상에 앉아있는 생활을 하고 있네요..
남자친구는 당장 결혼을 하자고 하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병이 없던 사람도 나이들면 병이 생기는데
이렇게 무서운 병을 안고 평생 살아야 할 자신이 없구..
지금 당장의 고민은..
아.. 말씀드리기 정말 부끄러운데.. 하지만 제게는 심각한데..
남자친구와의 성관계가 문제입니다..
결혼할 사이라서 거의 1년전부터 관계를 가졌는데
제가 바쁘고 아프다는 핑계로 거의 한 달동안 관계를 갖지 못했습니다.
환자인 저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건강한 30대 남자친구는 죽을 맛이라고 실토합니다.
사실, 이번 통증이 몇주 혹은 몇달 있다가 낫는다고 해도
저 자신이 당분간 관계를 갖고 싶지가 않아서요..
관계를 하고 나면 언제나 꼬리뼈나 다리사이가 뻐근합니다. 그 느낌이 굉장히 싫거든요..
그래서 다음날에는 오래동안 앉아있지 못하구요..
평생 저는 성관계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면 제가 결혼도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임신과 출산의 문제보다도, 지금 당장 처해 있는 성관계 문제가 더 절실합니다.
너무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지난 1년동안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질 때에도,
언제쯤 나도 최선을 다해서 격렬하게(?) 몸을 부딪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렇게 1년만에 다시 또 아프니,
나아도 또 기운없이 생명을 연장하는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막막함이 앞을 가립니다.
마누라 구실이나 할 수 있으려나.. 자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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