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희망의 경험!
환우 446e2010-12-30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최소 5년은 지난 것 같네요.
언제나 그렇듯 몸이 안 좋을 때 들르게 되네요
아직도 새롭게 등록하는 회원들이 많은 것을 보면 또 절망에 빠지는 어린 친구들이 많을까 걱정입니다.
20살 언저리 새로 아프게 되어 절망하게 되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싶어 글 올립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허리가 아파 아침마다 끙끙거리고 어쩔땐 다리도 절고 보충수업 한번 제대로 못 받으며 고생했습니다.
동네 정형외과와 한의원만 갔었던 저는 신경성 요통이라고 고등학생인 경우 이런 경우가 있다며 물리치료만 받았습니다.
답답한 맘에 무허가 침술원 이상한 한약 뭐 안해본 게 없습니다.
결국 원인 모르게 대학을 진학후에 이상하게 통증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정도 심하게 아팠고 통증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대학생활에 정신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새로운 친구들 대학선배 학생회 정신없이 그렇게 한동안 병을 까먹은 듯 지냈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마칠때쯤 고시공부를 준비하게 되었는데.
다시 통증이 찾아오더군요.
고시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도 않았건만 통증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될 정도로 심했습니다.
그러던중 장마비가 와서(어렸을 때 신장을 하나 떼내는 개복수술을 했는데 살면서 올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하더군요) 서울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마침 허리도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후에 제 병이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생생한 정형외과에서 그 선생의 쌀쌀한 말 류마티스 내과로 옮겨줄테니 거기서 진통제나 타가라는. 같이 간 어머니의 질문에도 별 치료약 없는 병이라는 그 쌀쌀한 말.
정말 하늘이 노랗고 부모님 뵐 면복도 없고 친구 붙잡고 술먹으며 우는 것도 하루 이틀, 이해한다면 이해한다고 서운하고 이해 못하면 이해 못한다고 서운하고 정말 세상에 혼자 남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러곤 서울대 병원 류마티스 내과에서 계속 진료를 받았습니다. 진료라곤 해도 통증제 면역억제제 mtx 뭐 그런거 먹는게 다였죠. 그때 환우회도 몇번 나갔고 그 당시 병을 이겨내겠다는 새각보다는 절망 밖에 없더군요.
고시공부는 이미 접은지 오래구 집에서 그져 하루하루 폐인처럼 생활하다가 어느날 도저히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프든 말든 되든 말든 뭐라도 하고 죽어야 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5년 여름 노점을 시작했습니다. 장사에는 아무 생각도 없던 저였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전혀 생소하면서도 나름 힘들다고 택했던 아이스크림 노점이었습니다.
통증 때문에 하루하루 장사를 나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남들처럼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통증도 점점 없어지는 것 같고 나도 남들처럼 취직도 하고 생활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들처럼 취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과 자신감에 면접에서 누구보다 자신감있게 어필하게 되었고 취직하게 되었습니다.(물론 아프다는 말은 회사에 하지 않았습니다. 해서 좋을 것 없으니)
더 좋은 곳으로 이직도 하게 되었고 직장 생활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일하던 곳이 MSD라는 제약회사였는데 퇴직전에 쉐링프라우와 합병하였는데 레미케이드가 그 회사에서 나오던 약이더군요.)
얼마전에는 늦었지만 못한 영어공부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그간 번 돈으로 미국까지 와서 생활 하고 있습니다. 내년 다시 한국에 돌아가면 재취업도 할 예정입니다.
요 며칠 또 많이 아파 집에서만 지내고 있지만 이제는 그 통증이 그리 무섭지도 않습니다.
저에겐 엔브렐도 있고 무엇보다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통증이 지나가면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환우들마다 통증의 강도도 다르고 여러 사정도 다르지만 짧은 제 경험으로 절망하고 가만 있으면 이 병은 더 빨리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신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절망하게 되면 더 이상의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20대 특히 젊은 친구들 아플땐 통증 조절하면서 지내고 조금이라도 통증이 약해지면 뭐라도 시작해 보세요.
공부도 좋고 장사도 좋고 아르바이트도 좋고 뭔가 생산적인 것을 시작해보세요.(게임 같은 것은 절대 피해야 할 것)
분명 통증도 병도 조금 달라질 겁니다.
제가 처음 진단 받았을 때는 엔브렐도 레미케이드도 없었지만 몇년 뒤 수입된 초반엔 한달에 100만원이 넘게 금액도 부담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비교적 싼 가격에(비싸긴 하지만) 약도 구할 수 있지 않습니까.
운동하고 통증 조절하게 되면 분명 이길 수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다시 제약회사에 취직할 예정이고 혹시라도 레미케이드(MSD)나 엔브렐(와이어스->화이자)에 취직하게 되면 환우회에 작은 부분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형님들도 많고 누님들도 많지만 더 어리고 젊은 친구들!!
우리 이겨내고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다 더 재미있고 열심히 삽시다.
오랜만에 찾아온 꽤 쎈 통증에 침대벽에 기대서 이 글 씁니다.
2011년 모두들 화이링!! 이겨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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