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처음으로 글 남깁니다.
환우 d47f2005-05-25
안녕하십니까? 처음으로 이 곳에 글을 남깁니다.
지난 3월 3일에 양쪽 고관절 부위의 통증이 갑자기 심해져서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화장실도 갈 수 없고 테이블 위의 물 조차 마실 수 없을 정도였지요. 힘들게 동네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더군요. 다시 힘들게 택시를 타고 미아삼거리 근처 D병원에 갔습니다. MRI를 찍었는데 5천추-1요추간 추간판탈출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익일인 3월 4일에 경피적수핵성형술이라는 시술을 하고 나니 통증이 씻은 듯이 없어지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발에서 통증이 나타났다는 점이었습니다. 오른쪽 발바닥과 발등이 부어오르고 걷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D병원에 다시 갔더니 봉와직염이라고 해서 항생제를 맞고 통원치료를 계속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무릎까지 통증이 번지고 3월 말이 되자 무릎이 퉁퉁 부어서 다시 보행이 거의 불가능해졌죠. 3월 26일에 다시 D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봉와직염이라며 오른쪽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 하루에 세번씩 항생제를 맞았습니다.
무릎에 물이 차서 주사기로 물을 뽑았더니 8cc 정도의 노란 물이 나오더군요. 주사바늘이 들어갈 때 무지하게 아팠습니다. 항생제를 맞고 어느정도 나아가는 듯 했으나, 입원한지 한 달이 다되어도 낫지를 않더군요. 그리고 목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고개를 돌리기 힘들정도가 되었는데도 의사 선생님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시더군요. 다리하고 목은 전혀 관계가 없다구요. D병원의 정형외과 선생님도 이상하다며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서울대병원의 감염내과로 진료의뢰서를 써 주셨고, D병원에서 4월 26일에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에서 피검사와 뇨검사, 뼈스캔(Bone-scan)을 찍었습니다. 본스캔을 보니 오른쪽 발과 무릎, 고관절 부위가 시커멓게 찍히더군요. 감염내과 선생님께서 입원을 해서 여러가지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는데, 입원수속하는 곳에서 적어도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입원대기하는 사람이 너무 밀려있다구요. 서울대병원은 입원하기도 참 힘들었습니다.
당장 걷기도 힘든데 집에 누워있기도 힘들어서 고향집 근처의 U대학병원에 갔습니다. 감염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정형외과로 보내셔서 정형외과 병동에 5월 6일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U대학병원에서의 진단명도 봉와직염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른쪽 다리에 또 기브스를 하고 효과도 없는 항생제를 또 계속 맞았습니다. 무슨 봉와직염이 항생제를 두 달째 맞는데도 낫지를 않는다는 말입니까.. D병원에서도, U대학병원에서도 오진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월 13일, 드디어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감염내과를 통해서 입원하게 되었는데, 몇가지 검사후 류마티스 내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5월 16일, 최종진단명이 나왔습니다. 강직성척추염이라구요. 처음 3일간은 스테로이드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랬더니 목의 통증도 순식간에 없어져서 목이 신기하게도 잘 돌아갔습니다. 발과 무릎의 통증도 씻은듯이 사라졌습니다.
봉와직염이라며 다리에 기브스하고 항생제만 계속 맞았던 D병원과 U대학병원이 갑자기 원망스러워 지더라구요. 정형외과에서는 강직성척추염을 진단하기가 무척 어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월 21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다리의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당분간은 많이 움직이지 말고 목운동을 많이 하라고 하시더군요. 다음 진료일까지 먹을 약도 엄청나게 많이 받아왔습니다. Sulfasalazine이라는 호박씨 같이 생긴 타원형 알약하고, Indomethacin이라는 캡슐형 알약, Famotidine dispers와 Sucralfate라는 위보호제와 속쓰림방지제까지 4종류였습니다.
5월 25일 현재, 오른쪽 발과 무릎, 고관절, 목 부위의 통증이 여전히 조금은 남아있지만, 약을 꾸준히 먹으면 좋아질거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믿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몇 군데의 병원을 전전하며 병명도 모르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느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강직성척추염은 정형외과 선생님들이 봉와직염 등의 다른 병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고 잘 발견하기도 어렵다는 점,
그리고 가급적 큰 병원의 류머티스내과에 가야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처음부터 류머티스 내과로 갔더라면 그 동안 허비한 시간과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강척이란 질병을 알게된 이후 이 곳에 가입도 하고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며 정보도 많이 얻어가고 있습니다. 완치가 되지 않는 병을 평생 갖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마음고생도 많이 했었구요.
하지만 거르지 않고 약을 복용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주면 강직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보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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