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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척추염의 날 제정식에 다녀왔습니다.

2019-11-02

서동욱

 
안녕하세요. 9년차 강직석척추염환자 서동욱입니다.

저는 주 4-5일로 운동을 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이고 거기에 힘이 남아돌면 인터벌 유산소 운동을 스케쥴에 포함시키니 이 정도면 중독자 수준이죠.

강직성척추염 때문에 운동 수행에 제약이 걸려 본 적도 없습니다. ATG 스쿼트할 때의 골반 움직임이라던지, 덤벨 래터럴 레이즈할 때의 숄더패킹 상태를 스스로 평가해 봤을 때 척추 자세가 일반인보다 괜찮으면 괜찮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거기에 술, 담배는커녕 탄산도 안 마시니 이 정도면 몸관리를 잘한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저도 11주에 한 번 꼴로 레미케이드라는 주사를 맞습니다.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예약 알림 문자가 오면 12만원 정도를 쓸 생각에 이가 바드득 갈립니다.

아마 강직성척추염의 날 제정식 행사 주최측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해 주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페를 준비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지금까지 병원에 바친 돈 중 음식값 정도라도 돌려 받아야겠다는 심보와 함께 참석 의욕이 생기더군요.

저녁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저는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딱 봐도 (물론 제가 잘못 봤을 수도 있겠지만) '아 저분은 환자구나' 생각이 드는 분들이 있었고, 기자인지 환자인지 판별이 안 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남자들은 저 포함해서 유난히 안경을 쓴 분들이 많던데 이것도 강직성척추염 잘 걸리는 유전자와 연관이 있을까요? 제가 7살 때부터 안경을 써서 햇수로만 27년 동안 안경잡이 생활을 했습니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교수님 세 분이 진단의 어려움, 합병증, 약물 부작용 등의 주제로 발표를 하셨습니다.

저는 마침 이 날 새벽부터 운동을 했기에 발표 도중에 졸면 어쩌나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이 강직성척추염에 대해 알고 싶은 것도 많았기에 내용들을 흥미롭게 경청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PPT를 띄워 놓고 대충 설명하며 지나가서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포도막염이 일반인의 9배" 이런 식으로 설명하셨는데, 저는 '뭐가 9배라는 거지? 발병율? 환자 수?'하고 고민했습니다. 뒤의 내용들을 더 듣고 나서 '발병율을 말하는구나'하고 나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 외에 '좌우가 좋지 않은 환자'(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의 사례를 듣고 '척추 기준으로 좌우? 아니면 심장 기준으로 좌우?' 같은 궁금증들이 생겼습니다. 물론 교수님이 질문할 기회를 주셨기에 손을 들 수도 있었지만, 이 놈의 소심한 성격이...

발표에 대해 (강직성척추염의 ABC도 제대로 모르는 환자의 입장에서) 감상을 더 전하자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생물학적제제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이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생물학적제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가 아니니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까요? 있다면 보디빌더들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위험성이 있을까요? 그리고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로는 어떤 약들이 있으며, 생물학적제제로는 어떤 약들이 있을까요?

물론 주제가 부작용에 맞춰져 있었기에 위와 같은 질문을 해소할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고 마냥 불평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튼 저는 가만히 앉아 들으며 '생물학적제제 부작용이 엄청 나구나', '쓰는 사람들은 불행하겠군' 등등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제가 쓰는 레미케이드도 생물학적제제였네요?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동정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허탈한 웃음만 나왔습니다.

이 날 행사의 후반부는 환우들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졌습니다.

원래 사람이 몸이 아플 때 같이 공감할 사람이 없으면 마음도 병듭니다. 저도 어깨, 허리, 무릎 모두 아파서 병든 닭처럼 걸어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들이 누리는 즐거움들을 누리지 못해 박탈감이 컸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웠습니다. 공감이라는 것도 같은 고통을 겪어 보아야 할 수 있는 것인데, 제 고통을 겪어 본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그런 것을 기대하기 힘들었죠.

이런 상황이라면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공감해 줄 사람들을 찾거나, 아니면 혼자서 고통과 싸우거나. 저는 후자를 선택해서 많은 성과를 보았습니다. 애초에 환우들과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은 떠올리지도 못했습니다. 알다시피 한국사회는 산업화 이후로 개인주의 확산을 겪어 왔고, 저는 인간관계의 단절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세대이다 보니...

그리고 비로소 이 날 행사에 참석하고 나서야 환우 모임의 파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본래 저는 '환우 모임' 하면 '환우들끼리 대화하고 맛있는 것 먹다가 각자 집으로 헤어지는 모임'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임 분들은 수동적인 환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교수님들에게 피드백들을 전달하고,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더 나아가 보건정책의 변화에 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를 바드득 갈며 내는 12만원도 알고 보면 환우 분들과 교수님들이 합심하여 강직성척추염의 산정특례 혜택을 지켜낸 결과로 유지되는 금액이었습니다. 아마 이 노력이 없었다면 저는 레미케이드에 90만원을 내거나, 아예 병원 치료를 포기했을 것입니다. 조사해 보니 미국에서도 900 불에 달하는 약이더군요.

결국 제가 마이 웨이로 강직성척추염과 투쟁할 수 있는 배경에는 동반자 정신으로 모인 조직의 활동이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모임에 환우님들과 교수님들이 모두 모였을 때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며 감사 인사하는 게 더 적절했겠지만,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놈의 소심한 성격이 문제입니다...이 글을 통해서나마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기부금 전달식을 하면서 걷기를 통해 600만원 이상을 모았다고 하는데, 누가, 언제, 어디서 걸었고, 600만원은 무엇을, 어떻게 측정해서 산출된 값이죠? 걸으면 돈을 주는 행사 같은 게 있었던 것인가요? 이런 행사가 있으면 저도 와이프와 딸과 나와서 함께 걷고 싶군요.

이상으로 저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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